산신신앙은 산을 신성한 존재로 여기고, 산을 지키는 신령(산신)에게 제사를 지내며 복과 안녕을 기원하는 한국 고유의 민간신앙이다. 이 신앙은 단군설화에서 환웅이 태백산 신단수 아래 내려와 신시를 열었다는 설화에서 그 원형을 찾을 수 있으며, 고조선 멸망 후 동이족의 한반도 정착과 함께 산을 중심으로 한 신앙체계로 발전하였다. 산신은 산의 정기를 품은 수호신이자, 인간의 길흉화복과 마을의 평안을 관장하는 초월적 존재로 여겨졌다.

역사적 전개와 종교적 습합

고대와 삼국시대
산신신앙은 고대부터 천신신앙과 함께 자연신앙의 핵심을 이루었으며, 건국신화와 국가적 제의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신라, 고구려, 백제 등에서는 국가적 규모로 산신제를 지냈고, 산은 건국자가 강림하거나 사후에 되돌아가는 신의 주거지로 여겨졌다.

불교·도교와의 습합
삼국시대 불교가 전래된 이후, 산신신앙은 불교와 융합되어 사찰 내에 산신각(山神閣)이 세워지고, 산신은 사찰의 수호신으로 자리 잡았다[^3][^5][^6][^9]. 도교의 조상신 숭배와 다신 체계도 한국 무교에 유입되어, 산신 중심의 단일신앙은 다양한 신령을 모시는 '만신(萬神)' 체계로 변화하였다.
민간신앙, 불교, 도교가 결합된 형태에서는 산신이 단군천왕, 칠성신이 환인천왕, 독성이 환웅천왕으로 해석되며, 복합적인 신앙공간이 형성되었다.

조선시대와 현대
조선시대에는 오악(五嶽: 백두산, 금강산, 묘향산, 지리산, 삼각산) 등 명산을 지정해 국가적 제사를 지냈으며, 산신은 마을의 진산(鎭山)으로 모셔져 공동체의 안녕과 풍년을 비는 산신제가 성행했다.산신은 노인이나 호랑이의 형상으로 인격화되어, 산신령으로 불리기도 했다.
현대에도 산신신앙은 사찰, 마을제, 무속, 전통문화 콘텐츠 등에서 다양한 형태로 남아있다.

신앙의 특징과 의례
산신은 각 산마다 고유하게 존재하며, 특히 명산에는 더 강력한 산신이 있다고 믿었다[^6][^4].
산신제는 음력 정월이나 농번기 시작 전후로 마을 사람들이 산 중턱에서 제를 올리는 집단제의로, 마을의 평안, 풍년, 병해충 방지 등을 기원한다[^6][^7].
산신은 꿈, 동물의 출현, 자연현상 등을 통해 인간과 소통한다고 여겨졌으며, 점(占) 문화와도 연결된다.
산삼을 캐는 심마니(심메마니)들은 산신의 존재를 절대적으로 믿으며, 산삼 채취 여부가 산신의 허락에 달렸다고 여긴다.


신앙의 변화와 현대적 의의
산신신앙은 본래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추구하는 샤머니즘적 세계관에 바탕을 두고 있으며, 불교와 도교의 유입으로 복합적이고 포용적인 신앙체계로 발전했다.
현재의 산신신앙은 한국인의 정신적 정체성, 생태적 영성, 종교 간 대화의 기반 등 다양한 현대적 의미를 갖는다.
산신을 신성시하고 자연의 순환을 중시하는 신앙은 환경 위기 시대에 새로운 영감을 제공할 수 있다.

산신의 상징과 인격화
산신은 전통적으로 백발의 노인에 호랑이를 거느린 모습으로 그려지며, 이는 산의 정기와 용맹함, 보호의 의미를 상징한다.
초기에는 여성 산신이 많았으나, 유교적 가부장제의 영향으로 남성 산신이 주류를 이루게 되었다.
산신은 생산신, 수호신, 기복신 등 다양한 역할을 하며, 마을신, 가택신, 조상신 등과도 연결된다.

결론
산신신앙은 한민족의 고유한 정신원형이자, 자연과 인간의 조화, 공동체의 안녕, 개인의 기복을 아우르는 종합적 신앙체계이다. 불교와 도교, 무속 등 다양한 종교와 융합되며 한국인의 세계관과 정체성에 깊이 뿌리내려 있다. 오늘날에도 산신신앙은 전통문화와 생태적 가치, 종교적 포용성의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